멋진 철학 입문서 - 만화로 보는 지상 최대의 철학 쑈 (프레드 반렌트, 라이언 던래비) by 양손잡이

만화로 보는 지상 최대의 철학 쑈 - 10점
프레드 반렌트 지음, 최영석 옮김, 라이언 던래비 그림/다른



052.


  대학생 때, 철학에 잠시 관심을 두고서 나름 입문서라는 걸 찾은 적이 있다. 내가 원했던 책은 몇 개의 단어를 가지고 여러 철학자들의 철학사조를 풀어쓴 것이었다. 내가 찾은 건 <해리포터 철학 교실>이었다. 읽을 만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이왕 공부할 거 개론서는 집어치우고 철학의 진짜 몸통에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폈다. 30쪽을 채 보지 못하고 접었다. 다시 입문서. <생각: 철학으로 가는 가장 매력적인 지름길>이라는, 호평이 자자한 책이었지만 나에겐 너무 어려웠다.


  결국 찾은 건 <소피의 세계>였다. 몇 단어에 대한 철학사조를 읽는 것은 철학에 친숙해지는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옛부터 쭉 이어지는 철학적 개념의 정의와 변화, 즉 철학사도 방법 중 하나였다. 다만, 사실관계와 개념설명만이 즐비한 책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삼국지연의가 정사보다 재밌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런 면에서 소설 형식을 차용한 <소피의 세계>는 매우 흥미로웠다. 중간에 한 번 포기했지만 결국 완독했다. 그뒤, <생각: 철학으로 가는 가장 매력적인 지름길>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이후 읽은 철학서적은 거의 없다)


  몇 권 읽지 않은 철학책 중 감히 입문서를 꼽으라면 철학사를 소설로 풀어낸 <소피의 세계>와 근대철학을 나름 재밌게 서술한 <철학과 굴뚝청소부>다. 전자는 소설이라는 포맷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는 철학에 다소 친숙하게 다가가고, 후자는 관심에서 더 나아가 공부와 성찰의 단계에 이르게 하는 책이다. (여기에 <생각>을 추가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절판된 책이라 제외했다) 이제 여기에 한 권을 더 추가하겠다. 바로 <만화로 보는 지상 최대의 철학 쑈>(프레드 반렌트 글, 라이언 던래비 그림, 이하 철학 쑈)이다.


  미국 도서관협회상을 받은 이 '만화책'은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 고대철학자부터 해체주의 현대 철학자 데리다까지 철학사를 그렸다. 표지만 보면 이게 무슨 책인가 싶을지도 모른다. 수염이 잔뜩 나고 복면을 쓴 덩치, 무림사에서 튀어나온 듯한 수도승, 버버리코트를 입은 로봇, 람보총을 든 할아버지. 이게 무슨 철학책이란 말인가?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이 캐릭터가 각 철학자를 잘 묘사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무미건조한 철학사가 가르쳐주지 않는 재밌는 후일담까지 가득하다. 플라톤은 사실 별명이다. 본명은 아리스토클레스(헷갈리지?)이다. 플라톤(plato)은 '넓은'이나 '평평한'이란 뜻으로 어깨가 떡 벌어진 프로레슬러인 '아리스토클레스'의 별명이다. (표지에 복면을 쓴 덩치가 바로 플라톤이다) '진짜임', '누가 누구에게 실제로 한 말' 등의 각주는 진리를 탐구하는 철학자라고 항상 고상한 생각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처럼 살았다는 걸 보여주어 재미를 준다.


  만화책이고, 철학자를 캐릭터로 표현하였다고 책이 쉽다고 치부하면 오산이다. 물론 텍스트에 비해 그림은 지면을 차지하는 비중이 많기 때문에 다른 철학책에 비해 내용이 다소 적다. 다소 딱딱한 내용을 흥미로운 그림체와 구성으로 꾸며낸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단순한 결론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결론으로 가는 사유도 일목요연하게 표현한다. 보통 철학사에서 다루지 않는 동양철학자(노자, 공자, 달마 등)나 철학 초심자에게 다소 비중이 적은 철학자(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오귀스트 콩트, 쇠렌 키르케고르 등)도 다룬다.


  입문서이기에 이 책 자체로 세세한 내용을 공부할 수는 없다. 다소 쉽게 표현된 내용으로 철학에 친숙해진 뒤 각 철학자를 만나는 게 좋지 않을까.


* 표지의 네 명의 철학자는 차례대로 플라톤, 달마, 니체, 마르크스이다. (플라톤부터 시계방향)



이글루스 가든 - 리뷰를 씁시다.(애니&만화책&소설)

비숍 살인 사건 - S.S. 밴 다인 by 양손잡이

비숍 살인 사건 - 6점
S. S. 밴 다인 지음, 최인자 옮김/열린책들


053.

  읽은 모든 책에 대해 짧게라도 평을 남기려고 한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아닌 이상 글이 늘어지진 않을 듯. 글쓰기 연습이다!

  뉴욕의 아마추어 탐정 파일로 밴스가 주인공이다. 밴스가 출현한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소설이며 세계 10대 추리소설(물론 그런 건 없다)에 뽑힌 명작이라고 한다. 2/3까지는 인정하겠지만 뒤로 갈수록 재미가 떨어진다.

  '마더 구스의 노래'라는 전래동요(자장가)의 내용을 따라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노래나 이야기에 따라 살인이 벌어지는 포맷은 밴 다인이 처음일 듯싶다. 다만 출간년도가 1929년이라는 게 함정. 만약 나처럼 <비숍 살인 사건>을 느즈막히 접한 이들에게는 아쉽게도 이 포맷은 익숙할 것이다. 크리스티 여사께서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열 꼬마 인디언을 통해 보여준 바 있고, 온갖 트릭을 짬뽕시킨 김전일 시리즈에서도 차용했다.

  체스선수, 수학자, 물리학자에 잡지식이 많은 벤스까지 합세해 다소 현학적인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난 이 사건을 보자마자 수학자의 소행이란 것을 알았지, 우주와 수를 연구하는 사람은 무한한 것에 비해 인간은 보잘 것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똑똑한 사람일수록 유치한 짓을 많이 하는 거야 등의 뭔가 찝찝한 추론이 난무한다. 밴 다인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면서까지 순수문학에 대한 끈을 놓고 싶지 않았던 작가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의 통찰력이 작품에 그대로 투영된 것이지만 설득력이 크진 않다.

  90년이 다 되어가는 소설이기에 '최초'라는 타이틀을 빼면 큰 재미를 찾지 못했다. 범죄의 심리학적 면은 스릴러와 사회파 추리소설, 트릭은 본격 추리소설에서 이미 접한 것이기에 특별함이 적었다. 사실 첫 장면부터 범인을 얼핏 알았다는 것도 점수를 깎아먹은 주 요소 중 하나이다. 트릭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는 점, 범죄동기가 매우 불분명하다는 점 등이 흥미를 돋우지 못했다.


이글루스 가든 - 리뷰를 씁시다.(애니&만화책&소설)

afasdfasdf by 양손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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