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일기 - 오쿠다 히데오, 「스무 살, 도쿄」 by 양손잡이


  샘 앤 파커스 페이스북에서 이런 담벼락이 올라온 적이 있다. 청춘이란 무엇일까? 많은 댓글이 달렸는데, 열정이라는 단어가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10대의 키워드는 젊음, 30대는 안정이라면, 20대는 청춘이라고 본다.


  책의 주인공 다무라 히시오는 도쿄로 상경한다? 왜? 도쿄의 일류대에 가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아니다. 어디든 괜찮다. 단지 나고야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그에게 도쿄는 선망의 대상이다. 그렇게 도쿄로 상경한 히사오는 친구를 찾아 온 도쿄를 헤매고, 대학 연극부에서 첫키스도 나눠본다. 대학 중퇴 후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막내시절을 지나 여엿한 직장인으로 성장, 결국 프리랜서로 성공한다. 그리고 친구의 베첼러 파티(총각 파티)에서 어른이 되는 것을 느낀다


  「스무 살, 도쿄」에서 다루는 기간은 1979년부터 1989년까지, 10년이다. 이 중 단 6일을 묘사함으로서 히사오의 20대 10년을 그려낸다. 이 점이 참 명쾌했다. 그 중간 과정이 전혀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설명과 묘사가 좋았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이라고 본다. 또한 시대의 큰 사건들을 그리는데, 이는 큰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이는 일본에 살고, 나이가 조금 많아야 충분히 공감대를 느낄만 할 듯하다. 또한 일본어 번역체 특유의 말투가 읽는 내내 발목을 잡는다. 


  나는 이 책을 읽는 것이 두번째이다. 08년도에 군대에서, 11년도에 집에서. 같은 20대이지만 군대도 다녀오고, 2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나는 과연 20대라는 이 시간을 어떻게 달리 받아들일까, 라는 생각에 책을 다시 집은 것이다.


"젊다는 건 특권이야. 자네들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가졌어." (137쪽)


"젊다는 건 바쁜 거야. 하루하루 산이 있으면 계곡도 있고." (252쪽)


  아직 20대 중반이다. 에너지는 철철 넘친다. 세 걸음 걸은 참에 벌써 다 소비되는 치킨 라면 반쪽의 칼로리(53쪽)로도 충분히 하루를 떄울 수 있다. 그리고 정말 젊다는 것은 특권이다. 아직 부양할 가족도 없고, 사회적 책임도 적다. 그래서 무언가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공 공부를 하면서도 나는 취미로 음악도 듣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영화도 보고, 음악 공연도 하고, 농구도 하고, 게임도 하고, 아직은 괜찮은 것이다.


  또한 허풍도 맘껏 피울 수 있다. 남자라면 한번쯤은 그렇지 않을까? 목욕하면서 거울을 보면 스스로 니힐하다며 머리를 쓸어 올릴 수도 있고(103쪽), 나는 특별하다는 생각에 죽은 존 레논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뭔가 같잖이 여기고(202쪽) 롤링스톤스의 내한에 s자도 모르는 엉터리 팬들이 올 것 같아 정통파 록커로서 심드렁해지기도 한다.(336쪽). 아니, 엄밀히 말하면 허풍이 아니다. 젊음의 충만함에서 오는 자신감이랄까.


윈도에 자신의 모습이 비쳤다. 얼른 눈을 돌려버렸다. 그곳에 별로 빛이 안 나는 열여덟살의 젊은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116쪽)

  하지만 그 잘남은 쉽게 상처받는다. 거울 속에서는 그렇게 잘나 보이던 내가, 세상의 제일 위에 있는줄 알았던 내가, 커가며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적어도 나 정도는 돼보인다. 하지만 그때를 무작정 슬퍼할 필요는 없다. 그저 순수했기 때문이다.


"우스운 얘기지만, 내가 아직도 어딘가에서 꿈을 꾸고 있었나봐 (중략) 다음 달이면 서른인데, 정말 바보 같은 소리다만." (373쪽)

  영원할 것만 같던 20대도 저물고 30대의 길로 쓸쓸히 걸어간다. 요즘들어 일 년이 유난히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332쪽) 오구라는 결혼하면서 기타, 앰프를 팔고, 예전에 그렇게 구질구질한 젊은 날을 보낸 고다는 성공했지만 술에 진탕 취해 "그때가 그립다"며 운다.(368쪽)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다.


"청춘은 끝나고 인생은 시작된다, 라는 건가." (385쪽)

  그렇다고 세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들어섰을 때를 떠올려보면, 세상이 그토록 확 바뀌었는가? 아니, 시간은 그저 흐를 뿐이다. 우리가 편의상 그냥 20대, 30대로 나눈 것뿐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여자 주인공을 아시는가, 10대의 젊은 그녀는 마녀의 저주를 받아 90세의 백발 할머니로 변한다. 하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건 잃을 것이 적어진다'라고 생각하며, 잃어버린 세월에 전혀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순응하며 즐거이 산다. 나는 그녀처럼 시간을 잃어버리지도 않았고, 게다가 아직 20대 중반이다.


  참 긴 5년이었고, 앞으로도 길 5년일 것이다. 나는 아직 많은 것에 관심이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하는 것도 많다. 후회를 하기에는 아직 많이 이르다. 내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이글루스 가든 - 리뷰를 씁시다.(애니&만화책&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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